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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렀다 돌아오면 삶의 가치관 달라져 동네 도서관에서 『몽실 언니』를 빌려와 읽었다. 이 책을 보면서 몇 번이나 울었다. 마치 나의 과거를 보는 듯해서였다.  동화 작가 권정생이 쓴 이 작품은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 중간마다 그림을 넣은 덕분에 가슴에 다가오는 리얼리즘(realism)이 거센 파도 이상으로 더욱 요동친다. 이 책의 주인공 ‘몽실’은 지독한 가난뱅이 부부의 큰딸이다.  먹을 것조차 없어서 구걸을 하여 겨우 입을 축이는 비참한 현실에 몽실의 아버지 정 씨는 돈을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간다. 이후 몽실 엄마 밀양댁은 몽실의 동생 종호가 먹지 못해 죽자 결심하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쉬이 계명워리(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라고 폄훼할지 몰라도 당시 밀양댁으로서는 먹고살기 위한 어..
‘몽실 언니’를 읽고 『몽실 언니』는 권정생이 쓴 대표 작품으로, 1984년 도서출판 창비에서 단행본으로 발간됐다.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 그림을 그렸으며, 20세기 한국의 슬픈 역사적 현실 속에서 살았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한 한 여자아이의 일상적 삶을 통해 전쟁의 폭력성을 그린 작품이다.  이 책에서는 ‘몽실’이라는 소녀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족과 이웃들을 돌보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책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몽실이가 동생 난남이를 낳다가 어머니를 잃는 장면이다.  몽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난남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다. 또한, 6.25 전쟁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과 그 속에서도 서로 돕고 살아..
“댁의 남편은 무당인가요?” 아내가 오늘 들려준 얘기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온 뒤의 일이다. 얼마 지나서 앞집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할머니가 조심스레 이렇게 묻더란다.  “혹시 댁의 남편은 무당인가요?” 깜짝 놀란 아내가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우린 둘 다 독실한 불자랍니다. 근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근거는 뭔가요?”  “날이면 날마다 새벽마다 불이 켜져 있길래 혹시나 접신하는 무당이 아닐까 싶어서 한 소리라오.”  접신(接神)은 사람에게 신이 내려서 서로 영혼(靈魂)이 통함, 또는 그렇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내에게서 그 소리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무당(巫堂)은 귀신을 섬겨 길흉을 점치고 굿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주로 여자를 이른다.  무당은 일반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