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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맛집] 영락없는 고향 어머니 손맛! 아는 사람만 은밀하게 가는 ‘송이식당’

 

요즘 <독립운동가 최재형> 책을 읽고 있다. 노비 아버지와 기생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난 한말의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8.15 ~ 1920.4.5.)은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항상 그리워한다.

 

노비와 동네 사람들의 지독한 가난을 치지도외하고 오로지 자신과 가족밖에 모르는 후안무치 부자 주인댁의 횡포에 분개한 그의 아버지는 가족을 모두 데리고 러시아로 이주한다.

 

이국 만 리에서 비로소 사람다운 삶의 현주소를 찾지만, 그의 입에 맞는 음식은 역시 고향 어머니의 손맛이 듬뿍 들어간 밥과 반찬이다. 최재형이 그처럼 오매불망했을 정도로 갈구했을 정도의 진정한 참맛으로 소문난 집을 마침내 찾았다.

 

대전시 대덕구 한밭대로988번길73(오정동90-31) [송이식당]이다. “고기 먹고 버섯 먹고 밥도 먹고라는 홍보 문안까지 간판에 척 올려놓은 이 식당은 그만큼 음식 맛의 내공이 깊으며 입에 척척 감기는 맛이 또한 일품이다.

 

다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소중한 손주 넷의 양육을 맡고 있다 보니 주인장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30분까지만 영업하신다. 메뉴도 백반(白飯, 음식점에서 흰밥에 국과 몇 가지 반찬을 끼워 파는 한 상의 음식)으로 단출하다.

 

하지만 식탁에 오르는 상차림이 만만찮다. 갓 지은 쌀밥에 콩나물까지 들어가 시원한 북엇국, 감자볶음, 콩나물무침, 가지무침, 김치, 고등어구이, 고구마순무침, 어묵볶음, 고추 무침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입에 척척 감기는 맛과는 별도로 가격도 1인분에 7천 원으로 처음 간 손님조차 어리둥절하게 두 번이나 놀라고 감격하게 만든다. 추가로 먹는 밥 또한 그야말로 무한 리필이다.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넉넉한 밥 인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전통적인 문화와 관련이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들 간의 정을 나누고 서로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음식 중 하나이며,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는 주식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각자의 밥그릇에 충분한 양의 밥을 담아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이웃 간에 서로 돕고 나누는 것이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밥 인심도 자연스럽게 넉넉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밥 인심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남아있으며,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도 손님들에게 무료로 밥을 추가로 제공하는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심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서로의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식당이 바로 송이식당이다.

 

아는 사람만 자기들끼리 은밀하게 간다는 소문이 파다한 [송이식당] 주변에는 오정동행정복지센터와 새마을금고, 각종 상가도 많아서 단골손님이 주를 이룬다고 동행한 지인이 살짝 귀띔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