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주점에서 손님에게 받는 술값이 천차만별이다. 소주나 맥주 한 병에 3천 원만 받는 양심적(?) 주인장이 있는가 하면 5천 원도 모자라 심지어 6천 원까지 받는 업주도 있다.
사진은 한남대학교 근처 상가에 걸린 소주와 맥주 공히 한 병에 2,900원만 받겠다는 참 고마운 광고다. 가히 주당에겐 복음이 아닐 수 없어 냉큼 카메라에 담았다.
오늘은 7월 25일 중복(中伏)이다. 1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때는 삼복(三伏) 기간인데, 사람(人)과 개(犬)의 합자인 "엎드릴 복"자는 "사람이 더위에 지쳐 개처럼 엎드리게 된다"는 뜻으로 더위가 극심한 상황을 가리킨다.
삼복은 음력 6~7월 사이의 초복, 중복, 말복을 이르는데, 하지가 지난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올해는 초복이 7월 15일, 중복은 25일, 말복은 8월 14일이다.
복날과 관련된 속담이 의미심장하다. “삼복지간(三伏之間)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삼복 기간에는 더위가 심하기 때문에 몸의 기운이 쉽게 약해지기 때문에, 입술에 붙은 가벼운 밥알도 무겁게 느껴질 만큼 사소한 일조차도 힘들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삼복에 비가 오면 보은(報恩) 처자가 운다”는 절기에 따른 기상 여건과 풍흉의 상관성을 되새길 때 쓰는 속담이다. 삼복 무렵에 비가 오면 대추 농사가 망쳐서 보은의 처녀들이 시집을 갈 수 없게 되어 운다는 뜻이다.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읍은 ‘보은 대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추 재배지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런데 대추 농사는 벼농사와는 달라서 여름철에 비가 많이 내리면 질이 좋지 않고 열매가 많이 떨어져 버려 흉작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특히 삼복 때 내리는 비는 작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해서 재앙으로 생각했다.
이처럼 날씨가 변수로 작용해서 경제작물로 기대를 걸었던 대추가 흉작이 들면, 그만큼 농가 수익이 줄어들어 혼인을 앞둔 처녀들에게는 혼사 밑천이 바닥을 치는데, 이로 인해 "보은의 처녀가 운다"는 속담이 생성됐다고 전해진다.
어쨌든 다시 맞은 복날, 그것도 가장 덥다는 중복이라고 한다면 냉방시설이 잘 된 식당이나 주점에서 시원한 소맥과 치킨으로 이 지긋지긋한 중복 더위에서 탈출하고 볼 일이다.
더욱이 소주와 맥주가 한 병에 2,900원이라면 경제적 부담의 감소는 물론 정서적 측면에서도 서민 주당의 마음마저 위무해 주는 일종의 선행(善行)이다. 술 한 병에 2,900원만 받겠다는 주점 사장님 복 받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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