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신드롬’과 굳세어라 고순아
같은 작가로서 기분 너무 좋아
“홍 작가님도 노벨 문학상 받으셔야죠?”
별 본 김에 달도 딴다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상대로 한강 신드롬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특히 ‘서점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한강 수상 기념 특별 매대가 등장하자마자 독자들이 몰려들어 저마다 책을 몇 권씩 구매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도 높아져 국내 KBS, MBC를 비롯해 미국 CNN, 일본 NHK 등 방송사들이 이날 교보문고 특별매장 현장을 카메라 촬영하는 동시에 일부 고객들과 인터뷰하는 취재 경쟁도 벌였다고 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기념비적(紀念碑的) 업적이자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 업로드까지 이뤄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소모적 정쟁과 천정부지 물가고에 신음하던 국민들을 일거에 웃음으로 반전시키는 묘약으로까지 작용했다.
같은 작가로서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사진은 내 방의 창밖에서 키우고 있는 고추다. 지난봄에 고추 묘목을 두 그루 심었는데 그동안 여기서 소출(所出)된 고추만 100여 개를 훌쩍 넘는다. 이 고추를 볼 적마다 현인 선생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떠오른다.
=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 보았다 찾아를 보았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이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
나는 이 노래를 고추에 접목하여 ‘굳세어라 고순아’로 부르곤 한다. 고추를 의도적으로 ‘고순이’로 의인화한 것이다. ‘굳세어라 금순아’는 1953년도에 나온 불멸의 가요다. 6.25 한국전쟁 당시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이 절절히 녹아있어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
어제도 모임이 있어 참석했다.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화제로 꺼내면서 자기 일처럼 반갑고 즐거워했다.
아울러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불과 하루 전에 내가 수상한 <2024 대한민국 평화대상>에서의 ‘작가 대상’ 수상을 크게 축하해 주셨다. 심지어 “앞으론 홍 작가님도 노벨 문학상 받으셔야죠?”라는 말도 안 되는 조크에 그만 입에 품었던 두부전골이 사방팔방으로 튀는 대략난감의 상황까지 초래하였다.
아무튼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업적과 쾌거는 정치권과 좌우 진영의 논리를 떠나 국민적 자부심이자 마치 제2의 광복절은 맞은 양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축제에 다름 아니었다.
‘별 본 김에 달도 딴다’라는 말이 있다.(내가 만들었다) 그동안 깊은 불황의 터널에서 신음하던 서점가와 출판사가 한강 신드롬에 힘입어 모처럼 활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기왕지사 모처럼 서점까지 갔다면 한강 서적 말고도 다른 우수한 저자들의 책도 좀 사자. 책은 읽어서 남 주는 게 아니라 바로 나 주는 거다. 한강만 작가냐? 나도 작가다.
'일필휴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의 노벨상 수상 대한민국 만세! (4) | 2024.10.14 |
---|---|
비록 잡초는 초라할지언정 (1) | 2024.10.13 |
‘내가 먼저’의 3종 세트 (10) | 2024.10.11 |
북한 정권이 예절 상실한 원인 (4) | 2024.10.04 |
그로부터 악연이 시작된다 (1) | 2024.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