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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휴지

동동구루무

 

= “동동구루무 한 통만 사면 / 온 동네가 곱던 어머니 지금은 잊혀진 추억에 이름 어머님의 동동구루무 / 바람이 문풍지에 불고 가는 밤이면 내 언 손을 호호 불면서 /눈시울을 적시며 서러웠던 어머니 아 아아 동동구루무 ~” =

 

2007년에 가수 방어진이 부르면서 뜨거운 히트곡이 된 [동동구루무]. 그동안 많은 가수가 부르기도 했지만 원곡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방어진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조차 그의 모습은 보기가 힘들다. 어쨌든 노래는 여전히 들을 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동동구루무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된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동동구루무"는 북을 동동 치며 파는 크림으로도 알려졌다. 영어로 크림(cream)을 일본 말로 크림이라 표현을 하지 못해 구루무라 발음한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리고 이 노래의 가사는 지난 우리의 가난하고 고달프던 그 시대를 잘 나타내며, 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곡이다. [동동구루무] 2절의 애절한 가사는 그예 눈물샘까지 자극한다.

 

- “동동구루무 아끼시다가 다 못 쓰고 가신 어머니 / 가난한 세월이 너무 서러워 추억의 동동구루무 / 달빛이 처마 끝에 울고 가는 밤이면 내 두 뺨을 호호 불면서 / 눈시울을 적시며 울먹이든 어머니 아 아아 동동구루무~” -

 

그럼 어머니는 왜 동동구루무를 다 못 쓰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신 걸까? 그건 사랑하는 아들이나 딸이 사줬기 때문이다. 동동구루무를 헤프게 다 쓴 뒤 또 사달라고 하면 미안해서 어머니는 차마 그 동동구루무를 아끼다가 결국엔 이 세상에 남기고 떠나셨다.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다. 또한 특별한 존재이며, 영원히 그리워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우리 삶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면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 존재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어머니와의 지난날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이며, 그 추억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 주곤 한다. 또한 어머니가 남겨주신 가르침과 교훈은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도 큰 도움의 이정표가 된다.

 

어제 비가 오고 난 뒤 기온이 부쩍 내려갔다. 날씨가 추워지면 얼굴에 동동구루무를 평소보다 두텁게 발라야 한다. 나의 생후 첫돌 무렵 헤어진 까닭에 나는 비록 어머니의 얼굴조차 알 수 없지만 내 딸이 너무도 예쁜 걸 보면 이런 생각이 슬며시 들곤 한다.

 

'씨도둑질은 못 한다'는 말도 있듯 나의 엄마는 전생에 아마도 동동구루무를 한 통만 사도 온 동네가 곱던 그런 여인이었지 않았을까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