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저출생 극복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도 임신과 출산, 다자녀 가구에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고무적 현상이다.
이에 보조를 맞추고자(?) 나 또한 최근 ‘칠 남매 아빠’로 등극했다. 칠순이 낼모레인 고령 할아버지가 애를 또 낳았다고? 아~ 그건 물론 아니다. 다만 표현상의 애드리브(ad lib)일 따름이다.
나는 최근 일곱 번째 저서를 출간했다. 이를 출산에 비유한 것이다. 주변 지인들의 도움이 컸기에 가능했다. 조만간 출판기념회에서 나는 그동안 이 ‘칠 남매’를 만들기까지의 여정과 역경, 난관과 난산 따위들을 이실직고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에 첫 저서를 낸 뒤 지금까지 도합 일곱 권의 단독 도서를 출간하면서 경험한 희로애락은 산도 울고 땅도 감탄할 지경이다. 물론 개중엔 내 신세 한탄을 하면서 술만 들입다 퍼마시고 쓴 글도 없지 않다.
괜스레 쓰잘머리(사람이나 사물의 쓸모 있는 면모나 유용한 구석) 없는 잡감(雜感)의 어수선도 내 책 안에는 분명 웅크리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모두 내가 만든 자녀들인지라 하나같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일곱의 내 ‘자녀’, 그러니까 근간 <가요를 보면 인생을 안다>와 장편소설 <평행선> 에세이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초경서반>은 굳이 분류하자면 ‘아들’ 축에 든다. 반면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과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그리고 <경비원 홍키호테>는 ‘딸’인 셈이다.
따라서 나는 ‘4남 3녀’를 둔 아버지인 셈이다. 상식이지만 자식을 하나만 키우려 해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하물며 일곱이나 되는 자녀를 기르자면 오죽 힘들 것인가는 독자님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여하튼 일곱이나 되는 자녀, 아니 내가 펴낸 책들을 보자니 새삼 만감이 교차한다. 최신간 <가요를 보면 인생을 안다>에는 주옥같은 우리 가요 78곡이 등장한다. 그중 하나를 꼽아 현재의 내 기분을 표현하자면 P. 268에 등장하는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이다.
- “나는 행복합니다 /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 기다리던 그날그날이 왔어요 즐거운 날이에요 / 움츠렸던 어깨 답답한 가슴을 활짝 펴봐요 / 가벼운 옷차림에 다정한 벗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 들과 산을 뛰며 노래를 불러요 우리 모두 다 함께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라는 말이 있다. 그토록 애를 태우며 집필하고 고치며 밤을 지새웠던 ‘애물단지’ 일곱 번째 저서를 다시 바라본다. 그리곤 억지로나마 웃어본다.
예정된 출판기념회의 일정에는 끝 순서로 나의 막춤도 있다. 나는 그날 참석 내빈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라며 기쁨과 황홀의 무아지경(無我之境)을 헤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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