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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휴지

3만 원짜리 내 배낭

 

어제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은 저자와 독자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까닭에 무척 유익하다. 독자는 저자의 특정한 책을 읽은 뒤 저자의 집필 의도와 더불어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독자의 궁금증에 답하면서 평소 그의 필념(筆念)의 일단을 추가로 피력할 수 있어 둘 다 윈윈(WinWin)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주제는 작년에 내가 다섯 번째 저서로 발간한 두 번은 아파봐야 인생이다(두아인생)’로 집약되었다.

 

홍 작가님의 그 책을 읽으며 감동하여 많이 울었어요.”라는 독자님의 칭찬에 과찬이다 싶으면서도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고맙습니다. 곧 일곱 번째 저서도 나오는데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듣자니 요즘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공공근로 나가신다고요? 그래서 이 사탕을 준비했어요. 일하시다 힘들고 당 떨어졌을 때 드시라고요.” 독자님이 주신 사랑의 사탕 몇 알을 배낭에 넣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당 떨어졌다는 표현은 의학적인 저혈당 상태보다는 공복 상태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를 이겨낼 에너지가 부족함을 지칭한다. 아무튼 나는 평소 가방 대신 배낭을 지참한다.

 

배낭(背囊)은 물건을 넣어서 등에 질 수 있도록 헝겊이나 가죽 따위로 만든 가방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방이 일부 특정 인사의 경우에 있어선 그동안 참으로 말도 많았다. 727일 자 조선일보 ‘[사설] 검사 앞에서 했다는 사과, 국민 앞에서 하길기사에 눈길이 쏠렸다.

 

- “(전략) (건희) 여사의 명품 백 사건은 친북 인물과 친야 유튜브가 기획한 함정 몰카 공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것 자체는 부적절했던 만큼 직접 사과했어야 한다. 김 여사가 빨리 사과했으면 이렇게 커질 일이 아니었다. 그 일을 이렇게 키우더니 지금에 와서도 사과를 국민 앞이 아니라 검사 앞에서 했다고 한다.” -

 

남자는 외제 차, 여자는 명품 가방이 로망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하곤 하등 상관없는 강 건너 꽃구경에 불과할 따름이다. 3만 원짜리 내 배낭엔 항상 카메라가 들어있다.

 

그 배낭 덕분에 그동안 수천 건의 기사를 작성했으며 책도 다수를 발간할 수 있었다. 가방은 종류도 다양하다. 가방(假房)은 큰 방 안에 따로 규모(規模)가 작게 만든 아랫방()인데 겨울에 외풍(外風)을 적게 하려고 방 안에 장지(壯紙)를 들여 만든다.

 

한데 부잣집이 아니고선 장만하기가 어렵다. 또 다른 가방(街坊)은 가게가 죽 늘어서 있는 거리를 말한다. 호황일 때는 모르겠지만 불황일 적엔 파리만 날린다.

 

끝으로 가방(佳芳)은 좋은 향기(香氣)을 뜻한다. ‘두아인생을 능가하며, 읽고 난 뒤에도 한동안 감동까지 선사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방(佳芳) 저서의 집필을 나는 벌써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