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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필휴지

기자와 작가도 ‘비자금’이 있다

비자금(祕資金)은 어감부터 왠지 꺼림칙하다. 사전적 용의에서부터 세금 추적을 할 수 없도록 특별히 관리하여 둔 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무역과 계약 따위의 거래에서 관례적으로 생기는 리베이트와 커미션, 회계 처리의 조작으로 생긴 부정한 돈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부가 13,808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이란 파격적인 판결을 내놓으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말 운 좋게 로또복권에 1등으로 당첨돼도 이런저런 세금을 다 내고 나면 서울 강남의 비싼 아파트 한 채조차 구입할 수 없음은 경제적 상식이다. 어쨌든 최태원 노소영 부부의 이혼소송에는 비자금이라는 어둡고 묵직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지난 1990년대에 부친이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가운데 약 343억 원이 최 전 회장과 최 회장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다. 2018년에 선보인 영화 <게이트>는 임창정 주연의 범죄 장르 영화로, 도둑 출신 가족이 사채업자 금고와 비선 실세의 비자금 금고를 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청와대 비리에 대한 풍자 부분이 있으나,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낮아 흥행에는 실패한 영화다. 아무튼 이혼소송에 물경 13,808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이라는 액수가 등장하는 건 대한민국 건국 역사상 처음이다.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 이 돈이면 과연 얼마나 되는 규모이며, 또한 나라면 어디에 우선 써야 할까? ~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하여간 어제저녁에도 막역한 문인 형님을 만나 나의 일곱 번째 저서의 출간 문제로 중지(衆智)를 모았다. 예정된 출판 계약금에서 단돈(?) 1~2백만 원조차 부족하고 아쉬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난한 기자와 작가가 바로 나의 현주소이자 자화상이다.

 

지루한 장마철만큼이나 우중충한 나의 경제적 핍진(乏盡) 현상을 한탄하면서 애먼 소주만 물처럼 들이켰다. 그런 와중에도 검색을 통해 살펴보니 문인 형님을 만나기 전에 내가 기사로 올린 N 뉴스통신의 [‘6회 대한민국 장류발효대전구름 인파 몰리며 대성황] 뉴스가 이 매체의 최대 검색 뉴스로 기록(http://www.groun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471)되는 기염을 토했다.

 

순간, 출처를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밀물로 다가왔다. 맞아! 비자금이 따로 있나? 이런 게 바로 비자금이지... 결론적으로 기자와 작가에게도 비자금이 있다. 그건 바로 압도적 기사와 출중한 독자 흡입력이다.

 

압도적 기사란 어떤 주제나 사건에 대해 매우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다루어지거나 분석 및 평가가 이루어진 기사를 말한다. 이러한 기사는 일반적으로 많은 양의 정보와 다양한 시각을 담고 있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또한, 출중한 독자 흡입력이란 기사가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매료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기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제목, 레이아웃, 그래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독자가 읽고 싶어지도록 매력적인 제목과 강렬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적절한 문맥 구성을 통해 기사의 내용을 잘 전달해야 한다.

 

아울러, 독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피드백을 반영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더 나은 기사를 만들어내고, 독자와의 소통과 참여까지 유도할 수 있다. 2004년에 발표한 박강성의 <흔적>을 잠시 들어본다.

 

= “두 번 다시 사랑할 수 없어 내게 남겨 논 흔적이 너무 크기에 잊으려고 방황했었지만 지울 수가 없는 너의 깊은 그리움 왜 나만 슬퍼해야 하는 거니 나를 떠나간 너는 행복한데 더 이상 나는 사랑할 수 없다고 나도 모르게 이별을 준비한 너 날 버려두지 마 혼자서 견딜 수 없어 사랑했다면 다시 돌아 와 줄 수 없는 거니 아무런 원망도 책임도 묻지 않을 게 이젠 너 없이 살 수 없어” =

 

나를 떠나간 돈과 재물은 행복할지 몰라도 나는 안 그렇다. 그렇더라도 엄청난 규모와 액수의 비자금 조성 따위의 어두운 그늘은 만들 엄두도, 깜냥조차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지라도 나는 아주 조그만 비자금에조차 아무런 원망도, 책임도 묻지 않을 작정이다.

 

오늘도 모처에서 취재 요청이 왔다. 잠시 후 목욕재계를 마친 뒤 취재 현장으로 달려가고 볼 일이다.

 

, 나누면 꽃 피고 쌓아두면 똥 된다.” - 출처 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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