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는 갓 잡아 올린 생선이나 오징어를 날로 잘게 썰어서 만든 음식이다. 잘게 썬 재료를 파, 마늘, 고춧가루 따위의 양념으로 버무린 뒤 물을 부어서 먹는다.
물회는 일이 바쁜 어부들이 배 위에서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하기 위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무친 회를 물에 부어 마시듯이 먹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이후 1960년대부터 관광객의 입맛에 맞춰 외식 메뉴화하기 시작했는데, 허복수 씨가 포항시 덕산동에서 ‘영남물회’를 열고 물회를 팔기 시작한 것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주로 바다가 인접한 지역에서 발달하였으며, 각 지역의 특산물인 해산물을 넣는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에서는 오징어가 많이 들어가며, 물 대신 육수를 넣는데, 육수가 미리 부어져 나오는 것이 독특하다.
주로 고추장으로 비벼 먹으며, 식초를 넣어 먹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자리돔이나 한치가 들어가며, 된장을 비벼 먹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장마가 연일 폭우를 쏟아내며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 그 틈새를 노리던 폭염이 침범한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하며 그 연장선상에서 여름 나기 필수 생선인 물회를 먹는 것도 바람직하지 싶다.
한여름 뙤약볕이 전신을 괴롭힐 즈음, 대전시 동구 대전로785번길48 중앙정원 상가 48호인 [회 뜨는 집]을 찾았다. 중앙시장 내에 위치한 이곳은 각종 먹거리와 반찬거리 골목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윽고 식탁에 오른 생선 물회를 작은 그릇에 담았다. 이를 적당히 젓가락으로 섞은 뒤 먼저 ‘린카’(소주 ‘맑은 린’과 맥주 ‘카스’의 합성어, 이 용어를 모르면 주당이 아니다)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켠 뒤 물회를 한 젓가락 집어 입안에 털어 넣었다.
순간, 차가운 맛이 동해와 서해의 시원한 해풍까지 덩달아 덤으로 선사하는 느낌이었다. 물회가 맛있는 이유는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가 어우러져 맛과 식감이 좋아서다. 특히 해산물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건강에도 좋으며, 채소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여 함께 섭취하면 영양소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어 매콤 새콤한 육수는 입맛을 돋우며,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육수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데, 식당마다 고유의 레시피가 있어 특색 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새콤달콤한 양념장 역시 식욕을 자극하는 맛으로 인기가 높다. ‘린카’ 다섯 병을 해치운 뒤 인근의 목척교로 나왔다. 홍수로 한결 맑아진 대전천이 격랑을 이루며 저쪽 중촌동에서 유등천과 합류하고자 단일 대오(單一 隊伍)로 힘차게 진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