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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노래

= “푸른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던 곳 내 고향 집 오막살이가 황혼빛에 물들어간다 어머님은 된장국 끓여 밥상 위에 올려놓고 고기 잡는 아버지를 밤새워 기다리신다 그리워라 그리워라 푸른 물결 춤추는 그곳 아~~ 저 멀리서 어머님이 나를 부른다” =

 

1980년에 발표된 박양숙의 <어부의 노래>. 아름다운 음색의 노래가 듣는 사람의 가슴을 파고든다. 힘들고 고된 노동으로 소문난 직업에 어부(漁夫)가 손꼽힌다.

 

어부는 주로 망망대해인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데 시시때때로 바뀌는 자연환경 속에서 작업을 하므로 날씨나 계절 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한, 어부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장시간 동안 힘든 노동을 해야 하며, 위험한 상황에도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직업군보다 월등한 체력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자동화 장비와 스마트 시스템 등이 도입되면서 업무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곤 하지만 어려운 작업 환경은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제주도와 여수에 가서 버스킹(busking) 공연을 가졌다.

 

내가 홍보이사 겸 감사로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 문화 나눔 민간단체인 한국 문화 해외 교류협회 회원들과 함께한 것이다. 덕분에 바다의 멋진 풍광과 함께 싱싱한 해산물까지 포식하는 호사까지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말로만 듣던 산 오징어까지 먹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오징어는 연체동물로, 머리, 몸통, 다리로 구성되어 있다. 오징어 몸통은 유선형으로, 물속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발달했다.

 

다리는 8개의 짧은 팔과 2개의 긴 촉수를 가지고 있으며 이 촉수는 먹이를 잡거나 적을 방어하는 데 사용된다. 오징어는 위험을 느끼면 먹물주머니에서 먹물을 내뿜는데 이 먹물은 포식자를 혼란시키고 도망칠 시간을 벌어준다.

 

눈은 매우 발달하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뛰어난 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낮에는 깊은 곳에 숨어있고 주로 밤에 활동하는데 어부들은 이를 간파하여 집어등(集魚燈)으로 오징어들을 유인한다. 오징어는 빛을 좋아하는 양성 주광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빛을 보면 모여든다.

 

이는 자유 운동능력을 가진 생물이 빛에 반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빛으로 향하는 성질을 양성(陽性) 주광성’, 빛을 피하는 성질을 음성(陰性) 주광성이라고 한다. ‘양성 주광성은 빛을 따라 움직이는 거의 모든 곤충들과 일부 어류가 갖고 있는 성질이며 흔히 나방, 모기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장수풍뎅이, 매미, 고등어 등 동물들이 갖고 있는 성질이다. 오징어 또한 불빛을 보고 몰려들기 때문에 오징어 채낚기 어선은 대낮같이 집어등을 켜서 밝은 불을 켠 상태로 조업한다.

 

밝은 불빛에 이끌린 오징어들이 배 주위로 몰려들면 오징어잡이 배에서는 수십 개의 낚시가 촘촘히 달린 형광 물질의 루어(lure, 인공으로 만든 가짜 미끼)를 물속으로 드리운다.

 

오징어는 집어등의 밝은 불빛에 반사되는 빛을 보고 루어를 먹이인 양 착각하여 오징어의 긴 발 두 개로 붙들게 되는 것인데 이것을 이용해 어선이 불을 환하게 켜놓고 오징어를 잡는 것이다.

 

주말이 되면 내가 사는 이곳 대전은 오징어 두부두루치기로 소문난 식당 앞에 줄을 서 있는 인파를 쉬이 볼 수 있다. 그만큼 오징어는 여전히 국민 생선임을 입증하고 있다.

 

<어부의 노래>에서는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 아버지를 된장국 끓여 밥상 위에 올려놓고 기다리는 지고지순(至高至純)의 어머니를 칭찬하고 있다. 오늘도 그 아버지는 가족의 바람처럼 고기를 많이 잡으셨을까?

 

어머니는 또한 아버지를 과연 어떤 심정으로 기다리고 계신 걸까? 비록 부자는 아닐망정 부부간의 사랑과 믿음이 듬뿍 묻어나는 행복감이 밀물과 함께 맑은 해풍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마저 울리는 명곡이다.

 

미인은 눈을 즐겁게 하고, 어진 아내는 마음을 즐겁게 한다” - 나폴레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