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가요(歌謠)는 널리 대중이 즐겨 부르는 노래다. 가요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다. 일제강점기에는 트로트가 유행했고, 1960년대에는 록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에는 발라드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2000년대에는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면서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가요는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사랑, 이별, 슬픔,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노래로 표현한다.
가수들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트로트 전성시대를 다시 연 매체는 TV조선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TV조선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트로트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으며, 많은 트로트 가수를 배출했다.
물론, 이전에도 트로트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음악 장르였다. 1960년대에는 이미자, 남진, 나훈아 등의 가수들이 활약하며 트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2000년대에는 장윤정, 박현빈 등의 가수들이 등장해 트로트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대중가요가 우리의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까닭은 먼저 대중성이다. 대중가요는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가사가 쉽고 멜로디가 익숙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
대중가요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위로하고 해소할 수 있다. 또한 대중가요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같은 노래를 들으며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대중가요는 우리의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킨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거나,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중가요는 우리의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나는 가요와 연관된 책을 내고자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대표적인 게 올해 창간 73주년을 맞은 언론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가요는 삶의 축]이라는 시리즈로 지난 2017년 12월까지 320화를 집필했다.
나는 지금도 삶이 퍽퍽하거나 재미가 없을 때는 가요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병행하고 있는 시민기자 생활에서도 별반 다름이 없다. 어떤 행사, 예컨대 출판기념회 등의 취재를 할 적엔 행사 말미에 끼어있는, 이른바 ‘막춤 파티’를 허투루 간과하지 않는다.
히트한 특정 대중가요를 콜라텍 음악처럼 템포를 다소 빠르게 작동하면 절로 흥이 난다. 이럴 때 나는 카메라를 벗어던지고 무대로 돌진한다. 그리곤 안하무인 막춤 댄스 삼매경에 빠진다. 이러면 주변에선 박장대소와 박수갈채가 터진다.
부화뇌동하여 나와 함께 막춤을 즐기는 사람은 금세 가까워진다. 이어 술자리까지 하게 되면 생면부지의 사람이었더라도 번개보다 빠르게 “형님” “동생”으로 친근해진다. 그렇게 사귄 분이 적지 않다.
이 책에는 그동안 대중에게 폭넓게 사랑받은 88곡의 친근한 우리 가요가 등장한다. 88곡을 게재한 까닭은 ‘팔팔하다(날 듯이 활발하고 생기가 있다)’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그리 한 것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음주가무를 좋아했다.
이러한 문화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형성되었는데,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한 우리 민족은 힘든 농사와 노동 후 휴식을 취하면서 음주와 가무를 즐겼다. 술을 마시면서 피로를 풀고, 노래와 함께 춤까지 추면서 즐거움을 추구했던 것이다.
이러한 집단 문화는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구성원들 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증진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노래까지 합창하게 되면 결속의 강화는 부수적 덤이었다.
가수 송대관은 그의 히트곡 <유행가>에서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 본다 / 쿵쿵따리 쿵쿵따 유행가 노래 가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 / 오늘 하루 힘들어도 내일이 있으니 행복하구나“라고 했다.
동의한다. 오늘이 힘들지 않은 사람은 생각보다 적지 않다. 인생은 내 맘처럼 순풍만범(順風滿帆)으로 순항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가요는 사랑과 이별 눈물 따위의 이러한 우리네 가파른 인생을 포착하여 다독여주면서 궁극적으로는 해우(解憂)의 장소로 견인한다. 그래서 모처럼 노래방에 가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나면 울적했던 마음마저 봄날 고드름 녹듯 해빙되면서 심지어는 힐링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가수 88명의 히트곡이 망라되었다. 지면의 한계상 독자가 좋아하는 가수가 누락되었을 수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런 아쉬움은 차후 동명의 시즌2 작품으로 다시 인사드릴 여지가 있을 것이기에 변명(?)의 인사로 갈음코자 한다.
오늘도 우리의 삶은 녹록지 않다. 그렇지만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가요를 흥얼거리면서 내일은 분명 행복할 것이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돌파해 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이 독자 여러분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라며 [가요를 보면 인생을 안다] 시즌2에서 다시 뵙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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