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천만 시대를 맞은 지 오래다. 시류에 발맞춘 반려견 동반 전용기까지 운행되는 세상이다. 코로나19 이전 7,020건에 불과했던 제주항공의 반려동물 운송 건수는 지난해 1만 7,698건으로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람(서민)도 못 타는 비행기를 개는 버젓이 탈 수 있다. 이쯤 되면 ‘사람 팔자 시간문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개 팔자 시간문제’다. 아무튼 요즘 들어 날씨가 너무 더운 탓에 삼계탕을 즐기는 국민이 급증하고 있다.
사계절 중 특히 여름철에 한국인들에게 보양식으로 가장 많이 찾는 음식 중에 삼계탕이 손꼽힌다. 삼계탕은 어린 닭의 뱃속에다 찹쌀, 대추, 밤, 인삼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 한국의 대표 보양식인 닭 요리이다.
삼계탕은 열량이 꽤 높아서 삼계탕 한 그릇이 밥 세 공기의 열량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이유는 찹쌀 등의 부재료가 칼로리가 높은 영향도 있지만 닭에서 나오는 국물에 스며든 기름기까지 다 먹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삼계탕을 언제부터 즐겨 먹었을까? 원래 조선시대 때는 복날에 서민은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을, 양반은 주로 소고기를 넣은 육개장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인삼을 넣은 역사가 짧다는 것이지 삼계탕의 원조 격인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닭백숙은 조선시대에도 엄연히 존재했다. 다만 당시 닭백숙은 고가의 음식이었으므로 서민은 어림도 없었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 때 여러 부잣집들에서 닭백숙이나 닭국에 인삼 가루를 넣어 만든 게 삼계탕의 시초라고 전해지고 있다. 당시엔 냉장고가 없었으므로 인삼을 말려서 가루로 섭취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6.25전쟁 이후 1960년대부터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비로소 지금의 ‘삼계탕’이라는 음식이 대중화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말린 인삼보다 말리지 않은 수삼을 넣고 만든 삼계탕이 훨씬 약효까지 좋기 때문이다.
환골탈태(換骨奪胎)는 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 사람처럼 됨을 뜻한다.
이런 맥락에서 과거엔 사람들이 개를 식용으로 했던 개장국 대신 현재의 삼계탕으로 갈아탄 것은 그렇다면 환계탈견(換鷄奪犬)인 셈이다. 이 땅의 견공들이여~ 닭을 찬미(讚美)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