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상인부(口是傷人斧요 언시할설도(言是割舌刀)니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이면 안신처처뢰(安身處處牢)니라.”라는 말이 있다.
‘입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을 편안히 함이 곳곳마다 확고하리라’라는 뜻이다. 말은 내가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들었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면 잘못한 말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한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변명해도 들은 사람이 어떻게 이해했는가에 따라 욕이 되기도 하고 칭찬이 되기도 한다.
백 리 길을 찾아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잘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고, 전쟁 때 부인과 헤어지며 한 말 한마디에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 죽은 이도 있다. 달변보다 침묵이 더 귀하다는 의미다.
과거 제자와 부적절한 편지를 주고받아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받은 전력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자진 사퇴했다. 박 신임 회장은 6월 27일 교총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교총의 모든 선생님께 깊이 사죄하고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신임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신임 회장이 보낸 편지에는 특정 학생을 '자기'라고 칭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다',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성희롱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교총 인터넷 게시판을 들여다보았더니 박정현 교총 신임 회장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이 도배되어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성경에선 “혀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고 했다. 고대 페르시아 속담엔 “총에 맞은 상처는 치료가 가능하나 사람의 입에 맞은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법구경엔 “남에게 말을 거칠게 하지 말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노기 서린 말은 고통이 따른다. 그 보복이 반드시 네 몸에 돌아올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모두 말조심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부 정치인의 막말과 경거망동 그리고 안하무인이 도를 넘고 있다. 당선만이 능사 아니다. 말조심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