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자 영자 미자 춘자야 집안에서 뭣들 하느냐 순자 복자 희자 명자야 모닝커피 한잔 마시자 집에서 하루 종일 궂은일하고 시부모 신경 쓰고 남편도 신경 쓰고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인생이 뭐 있나 즐기며 살아야지 화를 내고 짜증 내면 나만 손해 짠짜라 짠짠짠 짠짜라 짠짠짠 힘든 세상 괴로운 세상 답답하게 살지만 말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춰보자 부라보 아줌마” =
2022년에 소개된 가수 풍금의 <부라보 아줌마>다. 부라보의 바른 표기는 브라보(bravo)다. [이탈리아어로 감탄사인 ‘잘한다’, ‘좋다’, ‘신난다’ 따위의 뜻으로 외치는 소리를 뜻한다. 풍금의 본명은 김분금으로 알려져 있다. 풍금은 지난 2018년 1월 10일 <아침마당>에 출연해 "울진에서 태어나 부유하게 자랐다.
하지만 20살 때 부모님 사업이 실패했다"라고 하며, 이어 "서울에서 갈 곳이 없어서 15만 원짜리 방에서 자기도 했었다.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던 것 같다"며 아픈 과거를 털어놓았다. 또한 풍금은 "못 생겨서 얼굴을 고쳐야 가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큰 상처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사촌 언니의 도움으로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풍금은 동요부터 발라드 록 팝에 이어 전문인 트로트까지 장르 구분 없는 가창력과 작사 작곡까지 해내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는데 2013년 전국노래자랑 강원도 동해시 편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풍금(風琴)은 페달을 밟아서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내는 건반 악기다. 과거 초등학교엔 풍금이 있었다.
180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들어와 교회와 학교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로는 인터넷의 디지털 음원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풍금이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풍금을 이용하여 음악 수업을 하는 교사들도 있으며, 풍금 소리에 대한 향수를 가진 60∼70대 노인들 사이에서는 취미로 풍금을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라보 아줌마>에 등장하는 경자, 영자, 미자, 춘자, 순자, 복자, 희자, 명자는 모두 이름 뒤가 ‘자’자(字) 돌림이다. 예전엔 그처럼 이름 뒤가 ‘자’로 끝나는 사람이 많았다. 하여간 그런데 지금도 “아줌마”라고 부르면 상대방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언제부터인지 '아줌마'라는 호칭은 '아저씨'와 더불어 멸칭(蔑稱)이 됐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아줌마는 ‘나이 든 여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며, 아저씨는 ‘남남끼리에서 성인 남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다. 친한 친구네 부모님부터 이웃집에 사는 어른, 나아가 상점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어른을 편하게 부르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섣불리 ‘아줌마’ ‘아저씨’를 입 밖에 꺼냈다간 매너 없고 무례한 사람이거나, 싸우자고 시비 거는 사람으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식당 등지에 가면 아줌마 대신 “이모”라고 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군에 입대한 젊은 남성들에게도 ‘군인 아저씨’라는 말은 적대적 호칭으로 분류된다고 하니 정말이지 호칭 하나에도 말조심을 해야 하는 세상이지 싶다. 어쨌든 풍금의 주장처럼 경자가 됐든 명자가 됐든 집에서 하루 종일 궂은일만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인생이 뭐 있나? 즐기며 살아야지! 화를 내고 짜증 내면 나만 손해니까. 그렇다면 나는 누굴 불러낼까? 공주가 고향인 기남이를 불러야겠다. 친동생처럼 살가운 자그마치 30년 지기 후배다. 기남아, 너하고 나는 ‘부라보 아저씨’로 하자꾸나. 우리야 이미 이순(耳順)하고도 이별하고 칠순 고개를 향해 가는 중이니 누가 “아저씨”라고 부르면 외려 고마워해야 할 처지니까.
■ “나이가 들어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사랑은 노화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죠.” - 잔느 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