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자 조선일보 오피니언 면에 ‘설립자 박정희 잊은 서울대 관악 캠퍼스 50주년’라는 글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잠시 내용을 보자.
= “(전략) 서울대 관악 캠퍼스의 사실상 산파는 박정희 대통령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대학인 서울대는 경성제대의 후신 경성대학과 10개의 관·공립 전문학교를 합친 것으로, 캠퍼스가 서울 및 경기도 일대에 흩어져 있었다.
여기에 한국전쟁 때 엄청난 물리적 피해까지 입게 되자 1950년대 후반부터 대학 조직 및 공간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학내 의견 충돌과 부지 확보 난항, 예산 부족 탓에 서울대 종합화 계획은 오랫동안 표류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서울대 종합캠퍼스 안(案)에 본격 개입하기 시작했고 이는 ‘서울대 종합화 10개년 계획’으로 가시화되었다.(중략) 박 대통령 주도로 국내 최대의 종합캠퍼스가 만들어진 이후 서울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세계적 명문 대학으로 웅비하게 되었다.
한편, 극심한 난개발 현장이 되어버린 오늘날 관악 캠퍼스를 보면 그의 사후 빈자리를 느끼기도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현재 서울대 관악 캠퍼스에 박 대통령의 행적을 상기하는 어떠한 기념 시설도 없다는 점이다.
개발 연대에 서울대에는 그의 특명으로 세워진 학과가 많았다. 대통령 내외로부터 물심양면 지원받은 졸업생도 비일비재고 그중에는 훗날 고관대작이 된 인물도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언제부턴가 서울대에서 박 대통령은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가 되어있다.(후략)” =
이 기사를 보면서 ‘의리 없는 서울대 그리고 비정한 세태’라는 생각이 스쳤다. 의리(義理)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또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포함한다.
세상이 아무리 삭막하고 비정하다지만 의리만큼은 견지하는 게 도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의리를 존중하고 숭상하는 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외면을 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찰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얼마 전 내가 저술한 책을 모 지인에게 두 권 택배로 보냈지만 쓰다 달다 답이 없다. 문자로 달랑 “잘 받았습니다”라는 답장이라도 하는 게 도리이거늘. 또한 어렵사리 방문하여 취재를 하고 뉴스로 보도까지 해 주었음에도 빈말이라도 수고하셨다는 문자 한 통 안 보내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내 아이도 서울대를 나왔지만, 서울대의 박정희 모르쇠 정책은 한마디로 의리를 모르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