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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넥타이

= “내 남자는 애창곡 몇 곡은 술술 나오고 속 보이지만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남자 뭘 입어도 폼이 나고 버릴 게 없더라 그런 당신께 콜을 보냈다 물방울 넥타이가 잘 어울리던 남자 사랑을 낙인처럼 내 가슴에 찍어주고 사랑하면 좋더라 사랑해서 행복하다 물방울 넥타이를 맨 그 남자” =

 

2009년에 발표되자 다시금 히트곡이 된 현숙의 <물방울 넥타이>. 현대 넥타이(necktie)와 가장 유사한 형태는 17세기에 등장한 크라바트(Cravat)이다.

 

루이 14(1638~1715)가 왕좌에 오르기 전, 30년 전쟁 당시 프랑스 왕실을 보호하기 위해 크로아티아(Croatia) 병사들이 용병으로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무사 귀환의 염원을 담은 연인이나 아내로부터 받은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이에 관심을 보인 루이 14세가 저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시종장이 병사에 대해서 물은 것으로 착각해 크라바트라고 대답했고 이후로 남자들의 목에 맨 스카프를 크라바트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루이 14세와 귀족들 사이에서 이런 스타일이 유행하게 되었고, 이렇게 목에 천을 매는 스타일은 18세기까지 군대의 복장으로 정착되어 대중들에게도 점차 확산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크라바트는 제1차 세계 대전 때까지 일반적인 남성의 정장이 되었다. 넥타이는 주로 와이셔츠 깃 둘레에 매는 천으로 된 장식물이다. 남성과 여성은 규칙적인 사무용 옷, 정장, 제복의 일부로서 넥타이를 착용한다.

 

넥타이는 또한 학생, 직원의 옷에 많이 착용된다. 특히 남성복에서 중요한 액세서리 구실을 하므로 지금도 예의를 중시하는 장소에 간다고 하면 반드시 착용하는 게 어떤 원칙이다.

 

내가 넥타이를 찾기 시작한 것은 젊었던 시절, 호텔리어(hotelier)로 잠시 근무할 때부터였다. 예나 지금이나 호텔리어의 복장 규정은 까다롭다. 명찰은 가슴에 항상 착용해야 하며, 두발은 단정하고 깔끔하도록 유지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뒷머리의 길이는 목깃에 닿지 않도록 하며, 남성의 경우에는 옆의 머리가 귀를 덮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장은 밝고 자연스러워야 하며 화려하거나 진한 화장은 피하도록 하는 게 원칙이다.

 

호텔리어 시절과 달리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지금은 딱히 넥타이를 맬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사람은 의상에 따라 행동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장을 입은 경우에는 예의 바르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편안한 옷을 입은 경우에는 자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활동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 변화는 일시적이며 일관성이 없을 수도 있으므로 정답은 아니다.

 

어쨌든 복장의 착용 여부에 따라 사람의 행동도 바뀌는 걸 매의 눈을 가진 사람은 익히 아는 어떤 상식이다. 2002년에 개봉한 영화 <라이터를 켜라>라는 코미디 영화가 기억난다.

 

평소 어리버리한 주인공 허봉구(김승우)는 예비군 훈련을 갔다가 전 재산 300원을 투자해 라이터를 산다. 그런데 그 소중한 라이터를 서울역 화장실에 두고 나오고, 예비군 훈련장에서 만난 조폭 두목(차승원)이 그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는다.

 

가뜩이나 돈이 없어 열 받은 허봉구는 서울부터 부산까지 달리는 새마을호에 탑승한 뒤 조폭 두목 부하들에게 죽도록 맞으면서도 자신의 라이터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그야말로 불굴의 예비군 정신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어떤 사람은 그 영화를 빗대며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을 입혀놓으면 아무데서나 노상방뇨(路上放尿)를 한다고 비꼰 적이 있었다. 노상방뇨는 경범죄에 속한다. 그래서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한다.

 

노상방뇨는 대부분 술에 취했거나, 물이나 커피, , 우유, 주스 등을 많이 마셨거나, 화장실을 도저히 찾지 못할 때 참지 못하고 저지르게 된다. 넥타이를 매면 젊잖아지고 예비군복을 입으면 아무 데서나 볼 일을 본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아무튼 현숙의 <물방울 넥타이> 가요 가사처럼 물방울 넥타이까지 잘 어울리며 덤으로 나를 그리워하는 여자까지 있다는 건 분명 멋진 남자임에 틀림없다. 나는 과연 그런 호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세불아여(歲不我與) : 세월은 덧없이 지나가 나를 기다리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