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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바라는 것

 

가히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열대야까지 식지 않아서 밤에도 편한 잠을 이루기 힘들다. 지금 시각이 새벽임에도 바람 한 점조차 인색한 하늘이다.

 

기온이 이 지경이다 보니 의욕조차 떨어져 시르죽다(기운을 차리지 못하다)의 연속이다. 올여름 들어서만 몸무게가 2kg 줄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달력은 어김없이 저벅저벅 한가위를 향하여 진군하고 있다.

 

한가위는 가배, 가위, 가윗날과 함께 오는 917일 추석을 일컫는 말이다. 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 또는 가을의 가운데를 의미하며 한가위의 크다는 뜻이다.

 

음력 8월을 중추지월(中秋之月)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자음에 따른 것으로 가위는 곧 가을의 가운데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추석(秋夕) 또는 한가위는 수확을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는 날로, 보름달을 맞이하는 한민족의 명절이다.

 

날짜는 매년 음력 815일로, 추석 하루 전과 다음 날을 포함하여 총 3일간의 추석 연휴는 설날 연휴와 함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그래서 공무원과 대기업 직원 군()들은 쉬어도 급여가 나오는시스템에 좋겠지만 서민과 장삼이사는 그렇지 않다. 아무튼 어제는 어딜 갔다가 지금으로선 고전이랄 수 있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가득 전시되어 있는 서가를 보았다.

 

순간, 한우충동(汗牛充棟)이라는 고사성어가 다가왔다. 이는 '소가 땀을 흘리고, 집에 물건이 가득 차 있다'는 뜻으로, 책이나 문서 등이 매우 많은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말은 조선시대에 책을 많이 보관하는 도서관이나 사찰 등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우충동'은 당송팔대가 중 한 명인 유종원이 동시대 역사학자 육문통(陸文通)의 묘표(墓表)에 쓴 글귀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글은 말과 같아서 시류에 따라 변하기 마련.

 

요즘에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미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책만 읽으면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과거 무지했던 일부 어머니와 아버지는 가난에서 탈출하고자 책을 열심히 보는 자식에게 그런 말을 하시며 타박을 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책을 보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젊었던 시절, 잠시 월부 책 장사를 했다. 월부(月賦, 물건값이나 빚 따위의 일정한 금액을 다달이 나누어 내는 일)다달이 내는 돈이라는 뜻으로, 책을 할부로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 고가였는데 당시로서는 초 엘리트급 도서랄 수 있는 고가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서가에 전시해 놓고 우쭐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세월은 여류하여 이제 사전은커녕 책조차 안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사견이지만 책도 부전자전이지 싶다. 추석에 집에 올 여섯 살 동갑내기인 손자와 손녀는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책과 노트부터 찾는다. 글자와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혹자는 한우충동을 일컬어 추석엔 좋은 품질의 한우(韓牛)를 구입하여 가족과 지인들에게 선물하고자 하는 충동(衝動) 아니냐?”며 웃긴다. 손주가 한우충동의 마음가짐 견지로 장차 동량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지금까지도 발행되는 것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영어로 쓰인 백과사전이다. 1768년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출판되었다. 콜린 맥파커가 편집했고 앤드루 벨이 발행했다.

1870년대에는 제9판과 10판이 타임스 신문사와 연관되면서 런던에서 출판하였다. 11판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협력했다. 그 후에는 판권이 Sears Roebuck에게 넘어가서 시카고에서 출판하게 되었다.

“Encyclopædia Britannica”를 번역하면 영국의 백과사전이지만, 이후 영국에서 발행하지는 않았다. 2012315일 종이책 출판이 244년 만에 중단되었다. 제작사 측은 앞으로 온라인으로 사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수익 구조는 온라인 교육용 자료 판매가 85%, 온라인 백과사전 구독료가 15%, 오프라인 백과사전 판매가 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