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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

#1

오늘도 우리는 나를 위해, 또한 가족과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일을 하는 장르는 다양하다. 그리고 고단하며 힘들고 때론 지치기 일쑤다. 하지만 심지어 피를 파는 경우까진 없으리라. 여기에 피까지 팔아서 가족을 부양한 남자가 있다.

 

물론 허구가 주를 이루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허삼관 매혈기>는 피를 파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 중국 작가 위화의 장편소설이다. 그는 피를 한 방울이라도 더 팔고자 피를 팔러 가는 날엔 아침을 먹지 않고 몸속의 피를 늘리기 위해 배가 아플 때까지 물만 실컷 마신다.

 

피를 팔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보혈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볶은 돼지 간 한 접시와 데운 황주 두 냥을 마신다. 다음에 또 피를 팔기 위함에서다. 이 책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음은 물론이다.

 

#2

박주선 국민의 당 의원(현 대한석유협회장)을 실물로 처음 본 건 지난 201744일이다. 신문과 방송 등의 언론으로만 접하다가 그날 박 의원을 근처에서 볼 수 있었던 건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대전 충청권 선출대회에서였다.

 

취재를 하고자 찾은 그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기호 1번에 안철수, 2번은 박주선, 3번엔 손학규 후보가 무대에 올라 사자후를 뿜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실 그들의 연설을 귀에 쏙쏙 담으면서까지 경청하기보다는 대충 듣고 보면서 사진에만 열심히 담았을 따름이었다.

 

그러다가 얼마 뒤 박주선 의원과 연관된 가슴 시린 과거사를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1의 글과 같은 매혈에 관한 내용이었기에 도저히 간과할 수 없었다.

 

#3

2017624일 자 J일보에는 인터뷰 형태로 박주선 국회부의장(당시 직함)을 취재한 글이 게재되었다. 여기서 박 의원은 이렇게 토로했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장사한다고 집을 나가 20년 동안 행방불명이 돼 버렸다. 이 바람에 어머니가 두 아들을 키우느라 안 해 본 장사가 없었다. 나의 중학교 입학금은 어머니가 피를 팔아 마련했다. 동생은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박 의원 어머니의 고생은 그것이 종착역이 아니었다. 시골을 다니며 계란과 콩. . 쌀 등을 사서 광주에서 파는 열차 행상을 했으며 그가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자 어머니도 같이 상경해 청소원과 식모살이까지 했다고 하니 말이다.

 

이 부분을 접하는 순간 <허삼관 매혈기>가 떠오르면서 눈가에 이슬을 맺히는 걸 제어할 수 없었다. ‘역시나 그처럼 훌륭한 어머니가 계셨기에 아들 또한 동량으로 자랄 수 있었던 것이었구나!’

 

박주선 의원이 이를 악물며 공부하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수석을 놓치지 않았는가 하면 사법시험 역시 수석으로 합격한 이면엔 그처럼 존경받아 마땅한 어머니가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1949년생인 박주선 대한석유협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16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3과장과 서울지검 특수 1·2부장,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거쳤다. 권력형 대형 범죄를 파헤치는 특수 수사통으로 불렸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내다 2000년 정계로 자리를 옮겼다. 16·18·19·204선 국회의원과 제20대 국회 부의장을 지냈고, 서울대와 검찰 후배인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통령 취임 준비 위원장을 역임했다.

 

사랑이 뭐냐고 뭐냐고 물을 땐 ~ 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 ~ 사랑할 때는 눈물이 나도 사랑할 땐 참아야 하지 ~ 남자 여자가 사랑할 때는 하루는 울고 하루는 웃지 ~ 사랑 사랑 사랑이 뭐냐고 물을 땐 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 ~” 2012년에 발표한 태진아의 <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라는 가요다.

 

이 노래를 소구(訴求)한 까닭은 이 가요의 내용처럼 남녀의 사랑엔 아들과 어머니 역시 포함되기 때문이다. 나는 평생토록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게 바로 난로보다 뜨겁다는 모정(母情)이다.

 

사랑은 눈물보다 진하다. 특히 아들을 아끼는 어머니의 본능은 태양의 온도를 능가한다.

 

내가 성공을 했다면 오직 천사와 같은 어머니의 덕이다.” - A. 링컨 -